문현곱창골목

에움길 발행일 : 2023-05-16

문현곱창골목의 유래

문현 곱창골목은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에 위치한 거리 이름으로 곱창을 요리하는 음식점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흔적도 없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문현동 일대는 도축장과 가축 시장이 있었다. 이곳에서 도축된 많은 고기들은 통조림형태로 가공되어 전선에 보내졌다. 당시만 해도 곱창은 결코 좋은 등급의 고기가 아니었다. 거의 버리는 수준의 하급 고기였다. 도축장에서는 곱창을 조선사람들에게 거의 버리다시피 하여 팔아넘긴다. 이때 많은 곱창들이 도축장 주변이던 문현동일대에 흘러 들어온다. 이렇게 문현동에 곱창골목이 자연스럽게 형성이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문현교차로 북쪽에는 조선방직 사택들이 있던 자리다.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미국부대가 그곳에 위치했다. 문현시장은 오랫동안 배고픈 이들에게 허기를 달래주는 중요한 시장이었다. 곱창골목이 가장 핫했던 시기는 1970년대와 80년대이다. 범일동에 수많은 공장들이 들어서고, 감만동 부두에 가난한 이들이 하역작업을 하면서 낯선 부산에 봄을 비비며 살아갔다. 그들은 일을 마치거나 날을 잡아 문현 곱창 골목을 찾았다. 소주 한 잔과 저려함 곱창은 최고의 안주였다. 이후 곱창은 문현동을 벗어나 부산 전역에 번져 나갔다.

2001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 <친구>가 문현곱창골목에서 촬영을 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가장 하단에 칠성식당이 있는데, 이곳에 친구 영화를 큼지막하게 걸어 놓았다. 2002년까지만 해도 저녁이 되면 곱창 굽는 연기가 뿌옇게 하늘로 올라갈 정도였다. 이제는 숫자도 많이 줄어 15개 정도가 영업을 하고 있다.

문현동곱창골목은 롯데프레쉬자리부터 시작한다. 단한 번도 이쪽 골목은 들어와 본 적이 없다. 그날 처음 방문했다. 부산에 이렇게 오래 살아도 안 가본 곳이 너무 많다.

진 원조 양산곱창집

곱창골목을 지난는데 천령수퍼 앞으로 부산할매가 지나간다. 묘하게 뒤로는 젊은 막걸리 모델이 있다. 저 할매는 한 때는 젊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제는 자신의 몸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할매가 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든다. 누구나 할배가 되고 할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