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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부 터미널 주변 풍경

에움길 발행일 :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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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교차로 주변

 

방문일 2024년 3월 13일

 

사상역 주변 교통

 

부산서부 터미널은 서부경남과 전라도로 가는 관문과 같은 곳이다. 북부산을 통과해 노포동 고속버스 터미널로 들어가지고, 서부산을 통과하면 부산서부터미널로 들어온다.  사상역에서 르네시떼 방향으로 이어진 광장로는 차가 많은 도로가 아니다. 왜냐하면 사상 터미널이 아니면 굳이 들어올 이유가 없는 곳이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차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은 차량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강변도로가 뚫리기 전 낙동대로가 아니면 주례에서 구포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사상로를 이용해야 했다. 백양대로가 있기 전 모라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 사상로였다. 출퇴근 시간이 되면 사상역 앞 도로는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다.

 

 

 

지금은 지하철도 생기고, 김해로 빠지는 경전철도 생겨서 대중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사상역에서는 기차를 탈 수 있으니 이모저모 중요한 곳은 맞다.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70~90년대까지만 해도 사상 터미널 주면으로 수많은 술집과 나이트, 직접 소개소가 즐비했다. 특히 사상역에서 모라로 올라가는 방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지금은 정말 많이 정화되어 괜찮은 편이지만 90년대까지는 숨도 쉬기 힘든 곳이었다. 24시간 술 취해 잠든 사람들이 거리에 즐비하고, 아가씨들이 사람들을 꼬드겼다. 직업소개는 얼마나 많았던지.... 그 뒷 이야기를 어찌 다 말하랴.

 

 

 

 

 

사상역 서남부 방향에 위한 감전동에는 포푸라마치라는 마을이 있있는데 그곳에 술과 여자를 파는 곳이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정리하면서 지금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포풀러라는 지명은 남아 있다. 예전에 친구 한 명이 이곳에 살고 있어서 너무나 잘 아는 곳이다. 어린아이들은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금기의 장소였다.

 

 

 

 

 

 

사상역 주변은 1990년대 이후 수많은 공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끝나자 김해경전철 공사가 시작되고, 경철전 공사가 끝나니 또 사상 하단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연기에 또 연기로 공사가 끊이 날 줄 모른다.

 

사상에서 하단 방향으로 가려면 교통편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사상역에서 하단오거리로 가는 버스는 338번이 유일하다. 그 외에는 엄궁에서 갈아타야하고, 도시철도를 이용하려면 서면으로 가서 1호선으로 환승해야 한다. 걸리는 시간도 1시간 반이 넘는다. 왜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가 해결하지 않은지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파라곤 호텔

 

1990년대까지만 해도 꽤나 유명한 호텔이었다. 사상에 위치한 거의 유일한 특급호텔(특등 2등급)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런 대우를 받는지는 모르겠다. 숙박해 본 적이 없다. 1993년 8월 6일 개관했다고 한다. 파라곤의 뜻은 '으뜸이 되다' '귀감이 되다'라는 뜻이다.

 

2002년 부산아시아드게임 당시 선수해단식을 이곳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서면까지 가기는 멀고, 그렇다고 하단에도 호텔이 없었으니 파라곤 호텔은 사상, 북구, 사하, 김해 등지에서 조금 괜찮은 분들이 주무시는? 곳이었다. 사상이나 사하가 공단지역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숙박인들은 관광객이 아니라 비즈니스 때문이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이트클럽이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여튼 그렇고 그런 곳이었다.

 

 

 

사상역과 서부터미널 중심으로 위와 아래가 괘법동에 속한다. 괘법동 아래로는 감전동이고, 위로는 덕포동이다. 괘법동과 감전동이 대부분 공단 지역에 속한다면 덕포동은 그래도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가 많았다. 특히 덕포시장을 중심으로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살았다. 덕포동은 아직도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내국인들이 살고 있다.

 

 

 

해운대나 괴정 등 주거지역에서 살다 사상역 주변으로 가면 전혀 딴 세상을 만난다. 수많은 가게와 어지러운 골목, 시끄러운 소리, 기계와 차량, 1톤 포터가 끊임없이 오가는 것을 본다.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는 골목 등이 일상인 곳이다.

 

 

파라곤 호텔 뒤로 부산산업유통단지가 있다. 공단지이였던 필요성에 따라 부산시가 이곳은 산업용품을 사고팔 수 있는 유통단지로 만든 것이다. 이곳에는 예전부터 다양한 산업용품 가게들이 많았다. 그러다 1991년 협동조합 설립 인가를 받고 1997년 4월 정식으로 부산산업용품상협동조합으로 개칭하고 이듬해 1998년 10월 등록한다. 

 

 

봄이 왔지만 여전히 날씨는 차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면 이곳은 어떻게 변할까? 이젠 괘법동 아래에 위치한 감전동으로 가보자.

 

 

 

2024년 3월 31일 다시 찾은 사상 서부 터미널

 

벚꽃 축제가 있는 날이라 사상 터미널을 다시 찾았다. 지난번에는 1번에서 내려 공구도매상 쪽으로 갔지만 이번에는 5번 출구로 빠져 르네시떼 방향으로 갔다. 부산서부 터미널에서 나오면 항상 이곳으로 나오게 된다. 

 

 

 

 

부산서부터미널은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추억이 있다. 비록 짧고 얇팍한 것들이지만 강렬했었다. 1989년 부산에 처음 왔을 때 사상터미널을 기억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곳에는 큰 육교가 있었다. 육교에 올라 덕포동쪽을 바라보면 이렇게 속으로 다짐했다.

부산에 다시 올 것이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목표, 다시 부산에 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2년 후에 부산에 왔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서부터미널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부산의 인구도 줄 뿐 아니라 산업단지들도 사라져 가면서 터미널 주면의 가계들도 개업과 폐업을 이어갔다.

 

 

 

부산서부터미널 입구에서 바라본 건너편, 지곳은 수많은 술집과 음식점으로 밤이면 더 밝은 곳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친구가 모르고 저곳으로 가서 술집 앞잡이들에게 붙들려서 하루에 200만 원을 털리고 왔다는 소문을. 당시 200만 원이면 지금으로 치면 1000만 원이 넘는 큰돈이었다. 그때는 그런 것이 가능했다는 것도 참 우습다.

 

 

육교가 있던 자리에 몇 년 전에도 보이지 않던 택시 승강장이 있다.

 

 

5번 출구에서 나와 3번 출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3번 출구에서 나와 직진하면 르네시떼 역이 나온다. 그곳의 스카이 육교?를 지나면 벚꽃 축제가 열린다. 세월이 무섭다. 그렇게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던 터미널 주면이 공원으로 바뀌어 있다니, 우리나라도 부유해지기는 했는가 보다.

 

 

 

 

3월에 왔을 때, 벚나무만 덩그러니 있던 1번 출구 앞길은 벌써 벚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하단으로 가려는 도시철도는 아직도 공사중이다. 언제 끝이 날는지....

 

 

터미널 앞쪽 공원에 튤립이 어찌나 곱던지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는다. 꽃이 있으면 사람들이 몰려오는 법이다.

 

 

 

부산서부터미널 버스 출입구다. 수십대의 버스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서부 터미널은 전라도와 경상남도 방향이 주를 이룬다. 통영이나 진주에 있을 때 버스를 타면 항상 서부터미널에서 내렸다. 이젠 자가용이 있어 버스탈 일이 없어 까마득한 과거처럼 느껴진다.

 

부산서부터미널 버스 출입구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찾아오고, 부산을 떠난다. 터미널은 항상 만남과 이별의 장소다. 지금이야 언제든지 갈 수 있다지만 과거에는 한 번 떠나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워 늘 눈물이 장소였다. 세월이 변하니 만남과 이별의 깊이도 옅어지는 것은 어찌 막을 수가 없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직도 튤립에 꽂힌 수많은 사람들이 연신 카메라를 들고 찍어대고 있다. 꽃은 좋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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