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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자연마을] 연산3동 전리마을

에움길 발행일 : 20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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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田里) 마을은 부산의 자연 마을로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 3동과 그 주변을 말한다.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에서 내려 황령산 방향으로 올라가면 전리 마을이 나온다. 금련산 중턱에 해당되며 밭이 많이 밭 전(田) 자를 사용하여 전리 마을이라 불렀다.

 

배산역 3번 출구

 

배산역은 몇 번 갔다. 집에서 운동을 하기 위해 최소 하루 6천 걸음을 걸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왕복 4km 정도 되는 거리를 찾아 걸으면서 배산역에도 간 것이다. 아마 세 번은 간 듯하다. 부산에 거주한지 벌써 34년째다.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90년이 시작하던 해 난 부산에 왔고, 제대 후 다시 부산에 머물면서 기나긴 부산의 인연은 이어졌다. 해운대, 당리동, 영도, 주례동, 하단동 부산에서 가보지 않은 곳이 있기나 할까? 부산의 뒷골목까지 모두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유난히 가보지 않은 곳이 있다. 연산동이다. 물론 전혀 가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차를 타고 망미 고개를 넘어 수영을 거쳐 해운대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난 이 길을 가끔 이용했다. 이곳 외에도 토곡을 거쳐 해운대로 들어가기도 한다.

 

운동을 하면서 배산역에 도착했다. 걸어서 30분 정도가 걸렸다. 우연히 황령산 쪽을 바라 보았다. 그냥 평범한 부산의 복잡한, 오래된 구 도심처럼 보였다. 여기까지 왔으니 올라가 보자. 그렇게 단순한 생각에 1번 출구에서 나와 계단을 타고 마을로 들어갔다.  굴목으로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흡사 서1동 풍경과 너무 닮아 있었다. 부산이 길이 좁고 많은 사람들이 살아야 했기에 비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수많은 집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단연코 서1동은 어느 곳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지금도 많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곳은 서1동과 너무 비슷했다. 공단이 있었던 곳도 아닌데 왜 이런 집들이? 의아함이 증폭됐다. 곧장 위로 올라갔다.

 

연산동 전리 마을 골목길

 

집과 집사이는 겨우 1m 정도. 이러한 족은 골목이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니? 연산동에 이런 곳이 있다니? 의아함이 더해졌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생각을 모두 접고 이 마을을 탐방하기로 했다.

 

연산3동 전리마을

 

현재 이곳은 금련로로 주소가 되어 있다. 마을 이름을 찾아보니 찾기가 힘들었다. 겨우겨우 찾아보니 옛 주소는 연산3동이며 전리 마을이라고 한다. 전리 마을은 지금 금련로와 마하사로 올라가는 골짜기인 연수로로 나뉜다. 내가 간 곳은 금련로 쪽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마하사 골짜기로 가볼 생각이다.

 

주변을 살피며 계속 올라갔다. 숨이 헐떡 거린다. 마을의 끝이라 느낌이 들었다. 위로 초등학교가 보였다. 연미 초등학교다. 초등학교 입구 가까운 곳에서 뒤돌아 보니 서쪽으로 배산이 보인다. 배산도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아 가볼 참이다. 녹색으로 벽을 칠한 집을 보니 비석마을과 닮은 듯하다.

 

연산동 전리마을

 

좀 더 오르니 2차선이 뚤려 있다. 사실, 이 길을 보고 조금 놀랐다. 마을 끝에 포장도로라니. 이 도로 바로 위가 연미초등학교다.

 

 

밤골 마을

 

고개를 드니 동네가 하나 더 보인다. 딱 봐도 전형적인 옛 마을이다. 들어가는 길이나 있을까? 온 김에 가보기로 한다. 

 

 

하늘에 닿을 듯한 계단을 오르니 마을이 나온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 옛 마을이름은 밤골마을이라고 한다. 밤나무가 많이 지어진 이름으로 보인다. 차는 들어올 수 없으니 마을은 의외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전리마을의 밤알마을

 

하지만 대부분의 집들은 빈 집니다. 스레트 지붕에 시멘트 벽을 보니 80년대 지어진 집으로 보인다. 지금이야 스레트가 1급 발암물질로 판정 받아 건축 자재로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했지만 그때는 튼튼하고 가격이 저렴에서 당시의 집들은 대분 스레트로 지었다.

 

방하나, 거실겸 부엌, 그리고 외부 화장실. 전형적인 사글셋방의 모습이다. 이곳에 공당이 있을 리도 없는데 왜 저린 집이 있을까? 의아하다. 서동은 아래에 금사공단이 있어서 수많은 근로자들이 있어 저런 집이 많다. 하지만 이곳에 단칸방이라니? 이곳 역사는 잘 알지 못하니 조금 답답하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해 전리 마을에 대해 계속 자료를 검색하니 몇 곳이 보인다. 부산역사문화대전에 의하면 이곳은 1964년 부산항 초량부두 매축지 철거민들이 처음으로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진리 마을은 1공구 2공구 3공구로 나뉜다. 연산 3동 811번지 일대인 연산 3동 주민자치센터 부근이 1964년 이주한 곳으로 1공구다. 이후 194번지 마하사 입구로 이주하여 2공구가 된다. 3공구는 1876번지 일대로 이주한다. 그렇게 초기의 전리 마을이 자리를 잡게 된다. 이제야 이곳이 왜 그렇게 비좁고 복잡한지를 알 것 같다.

 

 

황령산 중턱이 마을이 하늘과 맞닿았다. 저 밑으로 배산역과 연산로타리가 보인다. 

 

 

우편물은 쌓여 있고, 찾는 이는 없다. 집 주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랫마을 아파트를 분양받은 아들이나 딸 집으로 내려갔을까? 아니면 나이가 들어 요양원에 들어갔을까? 우편물을 보니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많이 걸었다. 이미 일반보가 훨씬 넘었다. 내려가자. 해도 뉘엇뉘엇 저물어간다. 내려가는 길 역시 좁다. 

 

 

거의 내려왔을 때 뒤돌아 보니 좁은 골목 사이로 수많은 인터넷 선과 전깃줄이 얽히고설켜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있어 가끔 빈 집도 보인다. 주차장도 거의 없으니 젊은 사람들이 올 것 같지는 않다. 얼마 후 이곳도 계발이란 명목으로 사라지겠지. 벌써 부분 부분 집 들이 헐리고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참고 자료]

 

부산역사문화대전 "전리 마을"

부산의 자연 마을 제6권 동래구 금정구 연제구 수영구의 자연마을 연혁 및 현황 등에 관한 것 PDF

나무위키 연산동(부산)

다음카페 [참사랑 산악회A] 연산3동 전리마을의 유래와 오늘의 모습

카카오로드뷰 배산역3번출와 연산3동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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