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청사포
청사포의 역사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지나면 오른쪽 아래 바닷가에 작은 마을 하나가 보인다. 청사포 마을이다. 청사포의 뜻은 '푸른 뱀'이었다. 하지만 1920년 경 뱀이 마음에 안 들었던지 모래사로 바꾸어 불렀다고 한다. 아마도 뱀을 모래로 바꾼 것은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 일제관리들이었을 것이다. 바닷가에 뱀이 올리는 없고, 그 뱀은 동해 바다의 용을 일컫었을 것이 확실하다. 청사포에는 망부송이 있다. 바다로 일하러 나간 남편을 소나무 아래에서 기다렸다 하여 붙여진 것인데, 그 전설에 의하면 남편은 바다에서 용과 싸웠다고 한다. 아무래도 깊은 수심으로 인해 바다다가 검푸른 색으로 보여 청사로 불렀는지도 모른다.
해운대까지는 남해안에 속하고 청사포부터는 동해안으로 속한다. 그러니까 해운대 해수욕장과 청사포는 같은 동네지만 남해안과 동해안 모두를 껴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방문일 2023년 4월 20일
청사포 가는 법은 간단한다. 부산 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장산역에서 내린다. NC백화점 앞에 마을버스 [해운대구2번]을 타면 종착역이 청사포다. 나는 주변도 살펴볼 겸 장산에서 내려 걸어갔다.
거의 14년 만에 다시 청사포를 찾았다. 청사포는 달맞이 고개에서 송정으로 가는 길과 해운대 신시가지를 통해 덜어가는 길이 있다. 물론 두 길 모두 청사포 입구에서 만난다. 청사포 입구에 다다르자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좁다란 1.5차선 도로였는데 4차선 도로로 바뀌어 있었다. 사실 많이 놀랐다.
이렇게 큰 대로변이 생길 줄 누가 알았을까? 언제 만든 것일까? 지금 생각해보니 10년 전 한 번 왔을 때 이미 있었던 것 같다.
혹시나 싶어 이전 사진들을 찾았다. 그랬더니 2008년 7월 10일 청사포를 방문해 찍은 사진이 몇 장있어 첨부한다.(수정일 2023년 5월 1일)
좀 더 내려가니 구 청사포 가는 길이 보인다. 나는 옛길로 내려갔다. 큰 길은 볼 게 없다. 큰 길은 곧장 청사포 포구로 이어진다.
길은 그리 좁지 않다. 쌍 방에서 차가 와도 조심해서 곁으로 비끼면 지나갈 수 있는 넓이다.
길 중간쯤에 다다르니 예전에 없던 건물들이 보인다. 해운대와 가까워 돈 많은 사람들이 땅을 사서 건물을 지었나 보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동해선이 사라지고 나서 관광 자원으로 계발을 해서 블루라인이란 소형 전동차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동해선이 사라졌다는 것을 작년 여름에야 알고 정말 놀랬다. 시간이 흐리니 세상은 변하는 법이다. 변화는 살아 있음의 본질이다.
청사포도 서서히 계발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아니 많이 일어났다. 하지만 대대적인 계발이 불가능하기에 부분 부분 집을 헐고 짓고를 반복한다. 이곳은 집이었을 텐데 어찌 대문만을 남겨 두었을까? 거참 신기하다.
옛길 쪽에는 아직 예전 집들이 남아 있다. 평지가 없고 가파른 언덕에 지은 집들이라 땅을 고르지 않고 바위가 있으면 있는 대로 터를 닦아 집을 올렸다. 언제 지었을까? 시멘트 노후화나 집의 구조를 보면 아마도 60년대 말이나 70년대 중반 이전일 것 같다.
청사포는 기찻길이 마을 중앙을 통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차는 사라지고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전차가 다닌다. 어디까지 가나 했더니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까지 간다.
청사포의 망부송. 바다로 나간 남편을 이 소나무 아래에서 기다렸다는 전설이 있다. 소나무의 수명을 봐서는 200년은 넘은 듯하다.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2017년 8월 17일 개장 했다고 한다. 수면에서 20m 높이에 길이가 72.5m에 이른다. 멀리서 보면 별로 높아 보이지 않지만 나 같이 심장이 약한 사람은 정말 무섭다. 중앙에 유리로 되어 있어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2005년 4월 28일.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가 있는 예전 모습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사포 횟집 거리. 동해안 방향은 태풍이 불며 집채만 한 파도가 앞의 집들을 종종 휩쓸고 간다. 하지만 풍경을 포기 못한 탓인지 다시 수리하기를 반복한다. 예전에 비해 튼튼하게 제방을 쌓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청사포의 새로 생긴 등대에서 바라본 청사포 모습.
저 등대는 언제 생겼을까?
2005년 청사포. 옛날 사진과 비교해 보니 마을 앞으로 상당히 많은 부분이 매립되어 확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청사포 마을 우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직접 길으러 오지는 않지만 말이다. 예전에 사용하던 수동 펌프가 아직도 남아 있다. 수동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려면 펌프 안에 먼저 한 바가지의 물을 넣고 빨리 왕복 운동을 하면 피스톤 원리에 의해 지하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다. 처음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5년 뒤에 다시 청사포를 찾으면 얼마나 변해 있을가? 지금 보이는 옛날 집들과 골목들은 모두 철거되고 새로운 빌딩과 건물들이 들어서 있을 테지. 참 많이 아쉽다. 모든 것이 이렇게 변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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