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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자연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에움길 발행일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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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어마을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반여4동에 소재한 자연마을이다. 삼어는 세 가지 종류의 어류가 마을을 찾아든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봄이면 누런 빛의 황어가 마을 앞에 지천이고, 여름이면 수박향이 나는 은어가 올라 오고, 가을이면 거대한 연어가 찾는다고 한다. 지금은 퇴적물이 쌓여 물이 깊지 않지만 삼어마을 앞의 수영강은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곳이라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가 있었다고 한다.

 

삼어마을 기원

 

삼어마을은 부산의 고대 역사에도 영향을 미칠만큼 고대 유물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삼어에 대한 기원은 크게 두 가지는 하나는 앞선 고개처럼 세 종류의 어류에서 기원했다는 설어 있고, 다른 하나는 마을 세 곳에 서 있는 돌탑이 '어사탑'인데 그곳에서 '어'가 왔다는 설이다. 여기서 어는 조선시대 어사를 말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사람들이 마을에 천자 어(御) 자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잡을 어(漁)로 어구 바꾸었다고 한다. 물론 가설이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어사라는 단어에서 온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세 종류의 고기도 매우 합리적이다. 이곳에 공업단지가 되기 전 사람들이 살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었으니 말이다. 지금 수영강은 오염되어 여름이면 냄새가 심하다.

 

삼어마을 산책

  • 2022년 7월 9일에 찾아감

 

삼어 마을을 자주 갔던 곳은 아니지만 10번은 넘게 갔으니 적게 간 곳은 아니다. 마을 산책을 할때는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럼 차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마음  놓고 걷지가 힘들다. 너무 오지가 아니라면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번에도 삼어마을 입구에 자리한 탑마트 앞에 내려 들어갔다. 탑마트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선수들이 머물렀던 선수촌이었다. 경기가 종료된 후 일반인들에게 분양되어 현재까지 이른다. 정류장은 탑마트 바로 앞에 있다.

 

 

탑마트 뒤로 돌아가면 삼어마을 입구가 보인다. 위로는 해운대로 들어가는 도로가 있다. 

 

 

터널을 지나면 공원처럼 꾸며진 수영강이 펼쳐진다. 지금은 보기도 좋고 냄새고 거의 나지 않지만 10년 전만 해도 악취가 심해서 지나는 것이 곤욕이었다. 수영강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수질이나 환경이 정말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물은 더럽고 냄새는 난다. 겨울에는 잘 모르지만 여름이 되면 강가를 걷다 보면 은근히 심하다. 수질 개선이 속히 되었으면 좋겠다.

 

 

해운대로 빠지는 도로와 도시고속도로가 수영강 사이 곁으로 지난다. 가운데 터널과 터널 사이에 놓여진 다리는 "세월교"다. 갑자기 세월호 사건이 생각나는 건 나뿐일까?

 

 

번영로 밑 터널로 들어서면 이곳이 삼어마을 입구인 것을 알린다.

 

 

터널을 지나 나와 뒤돌아보니 은근 복잡해 보인다. 출퇴근 시간에는 이곳이 정말 번작합니다. 터늘은 하나인데 주변에서 거대한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교통 지옥이 되고 말았다. 이곳에 다른 곳을 이용하면 길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해운대나 반여동 등지고 가는 차량들이 이곳에서 만나 엉키고 설킨다.

 

 

삼어마을에 들어섰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10여 년 만에 찾는 마을 풍경은 완전 딴판이 되어 있었다. 예전의 자은 마을이 아니었다. 너무나 현대화된 모습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영광재활원 방향으로 들어와 보니 왼쪽으로는 아직 옛 모습이 있지만 입구와 그 주변은 큰 아파트와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이곳도 계발 붐이 불었고, 계속 불겠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아마도 수년 후에 찾아오면 지금 이 풍경도 없을지도 모른다.

 

 

난 이런 풍경이 좋다. 주택과 공간. 그리고 텃밭이 곳곳에 어우러진 모습. 앞으로 이곳도 개발이 될는지 모르지만 아직 남아 있어 다행이다.

 

 

이 길도 새길이다. 어지럽게 널려 있던 집들이 모두 철거되고 깔끔한 아스팔트 도로가 길게 늘어져 있다. 차량이 들어와야 하니 당연히 뚫어야 하리라.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도 우리의 환경도 변한다.

 

 

현대 아파트 쪽에서 들어오는 삼어마을 주 입구 도로이다. 예전에는 없던 도로이다. 언제 생겼을까?

 

 

삼어제일교회가 보인다. 교회 방향으로 가는 좁은 길은 아직 남았다. 앞의 빌라도. 저 좁을 길로 들어가 마을 뒤 산으로 산책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내려와 중앙로를 걸었다. 한적하고 조용하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다.

 

동쪽으로도 길이 길게 나있다. 답답했던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길을 뚫어야 한다며 많은 집들이 사라졌다. 그곳에 살던 이들은 다 어디 갔을까?

 

 

마당이 꽤 넓다. 당연히 사람이 살거라 생각했지만 빈 집이었다. 많이 놀랐다. 왜 이런 곳에 빈 집이. 이유는 모른다. 무슨 사연이 있겠지 아니면 이곳도 개발하려고 건설사에서 매입하여 사람들을 내 보낸 것일까? 알 수가 없다.

 

 

사람은 없어도 원추리꽃과 접시꽃은 핀다.

 

 

좀 더 가면 그야말로 옛 풍경이 아직 남아 있다. 모두 빈 집이다. 조만간 이곳도 모두 헐리고 개발되리라. 방하나 기름보일러...  강 건너 반여동에 태광산업이 있었다. 지금도 있다. 삼어마을은 태광산업에서 일하던 여공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걸어서 약 10분 정도 걸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으니 근로자들을 위한 수많은 단칸방들이 이곳에 지어졌다. 아래의 사진에 나오는 집들은 아마도 그런 용도였을 것이다.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지금은 이렇게 모두 떠나고 마당에 풀만 무성하다.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이 좁은 골목으로 수많은 근로자들이 비좁게 다녔을 것이다. 돈을 벌어서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둥바둥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먼 과거가 되어 쓸쓸히 빈집이 되어 남겨져 있다.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역시... 이곳도 개발이 시작될 모양이다. 반여 아파트 주변으로 많은 집들이 비워진 이유를 알겠다. 곧 이곳에 아파트가 들어설 모양이다.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고양이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고양이

 

중앙로가 생기기 전에 이 길은 삼어 마을의 가장 중심이 되는 길이었다.  궁금해서 로드뷰를 보니 공사를 시작할 모양인지 벌서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다.(2023년 2월 로드뷰)

 

 

 

갑자기 어느 회사 마당에서 뛰놀도 많은 고양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이다. 자신들의 다른 집이라도 찾으면 좋으련만.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고양이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고양이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고양이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고양이

 

1985년에 지어졌다는 반여 아파트... 이제 이곳도 모두 떠나고 공사가 시작된다. 우연히 산책을 하시던 할머니 한 분과 한참을 이야기했다. 자신은 이곳이 너무 좋다고. 조용하고 공기도 좋고. 편하다고. 하지만 곧 떠나야 한다고.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반여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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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현대이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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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해운대 반여3동 삼어마을

 

남겨 두고 싶었다. 곧 사라질 풍경들을 담아두고 싶어서. 누군가 자신이 살았던 곳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까? 나의 부산 마을 산책을 이렇게 계속된다.

 

♣ 더 많은 부산의 자연마을을 살펴 보기 원하는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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